일단 이 글은 두서가 없습니다. 생각의 흐름대로, 하고 싶은 얘기와 해야 하는 얘기가 뒤죽박죽 섞였기 때문입니다.(의도한 건 아니고 그저 글이 잘 안 써져서 그렇습니다..) 사실 이 둘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도 어려운데, 굳이 따져보면 해야 하는 얘기는 "얼마 전 시작한 『프로젝트 PIECE』아티스트 키링에 관심 좀 부탁드린다"는 것이고, 하고 싶은 얘기는 "무용성의 유용함"입니다.
쉽게 말해 "이 키링 좀 사주지 않으시겠어요? 꽤 근사한 프로젝트거든요!" 얘기를 하고 싶은 겁니다. 그걸 저 멀리 둘러둘러 완곡하게 포장하려하니 글이 자꾸 산으로 갑니다. 맨 처음엔 "기획자로서 나만의 기획법을 알려주겠다!"(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실 이 프로젝트의 기획 의도는 블라블라~" 이어지도록 써야지!) 쪽으로 한참을 쓰다가 지웠고, 나중에는 "이태리 르네상스 시대 메디치 가문이 예술가를 후원한 진짜 이유"란 주제로(사실은 신흥 상인계층의 권력장악을 위한 도구, 브랜딩 수단이었다!) 쭉쭉 쓰다 다시 지웠습니다.
그러고는 "엊그제 영하의 날씨에 벌벌 떨며 자전거 타고 대구미술관을 갔다온 이유"로 잠깐 빠졌다가 "어제 지나가다 우연히 본 북구도서관에서 <채식주의자>를 완독한 까닭"을 경유해 다시 지금, 처음으로 돌아온 겁니다. 아아, 글쓰기란 늘 이렇게 괴롭습니다. 다시 또 백지를 마주하니 이제는 정말 반쯤 자포자기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키링이 30개 중 13개 남았습니다. 아티스트 후인Huyn @8p_huyn 의 <퍼즐>(2025)이란 작품(조만간 발표될 미공개 신작)을 30분할해 키링 30개를 만들었습니다. 『프로젝트 PIECE』골자는 간단합니다. "대구 청년 아티스트의 작품을 쪼개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지역사회에 기부한다."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 수익금은 전부 아티스트가 지목한 대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로 전달됩니다.
즉, 13개가 더 팔려야 이 프로젝트가 완료(기부)된다는 얘깁니다. 그러니 조금 더 드라이브를 걸어보자.......는 것이 지금 몇 시간째 이 짧은 글을 썼다 지웠다 반복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까짓거, 예술에 별 관심이 없고 심드렁한 사람도 이 글을 보면 '와우, 이거 꽤나 근사한데? 한번 사볼까' 하는 마음이 슬그머니 들도록 만들어보자!!...했던 것인데, 다시 보니 목표 설정 자체가 에러였습니다. 그게 말처럼 쉬웠다면 지금 유락yoorak이 이 꼴은 아니었을 테니 말입니다.
물론 이 키링은 자체로 가치 있습니다.(결코 약 파는 게 아닙니다!!) 인간 욕망을 '도우'라는 가상의 존재를 통해 표현하는 아티스트 후인은 꽤나 촉망받는 청년 아티스트입니다. 조각난 도우의 일부들, 그러니까 그가 탐구해 내놓은 욕망의 부분들이 이 키링에 담겨있는(무려 작가의 싸인과 함께!) 겁니다. 패키지에 그려진 QR코드를 통해 CV(아티스트 이력) 페이지에 접속해보면 그의 작품 세계가 좀더 선명히 다가올 겁니다. 게다가 이 키링을 구매하시면 조만간 열리게 될 후인 개인전도 무료로(원래 무료이긴 합니다만) 관람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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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무래도 설득에는 실패했을 것 같습니다. 애시당초 글 하나로 뭔가를 욕망하게 만든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냥 하고 싶은 얘기나 하겠습니다. 요즘 들어 저는 이런 상상을 종종 합니다. 전국의 모든 카페들이 가능성 있는 지역의 청년 아티스트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후원하고 있는, 그래서 카페 인스타 프로필을 보면 꼭 한 명쯤 후원하는 아티스트 아이디가 걸려있는, 그런 풍경. 네, 맞습니다. 뚱딴지 같은 소립니다. 카페가 웬 예술가 후원? 상상이라기보다 차라리 공상에 가까워 보입니다.
그런데 그게 정말 일종의 문화처럼, 전국 곳곳 카페들에 퍼지게 된다면, 그건 꽤나 근사하고 멋진 일이 될 겁니다. 마치 르네상스 시대 메디치 가문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원래부터 이런 걸 구상했던 건 아니었지만 어찌저찌 여기까지 생각이 흐른 건 기획자로서 제가 하는 기획법이 늘 이런 식이기 때문일 겁니다. 어쩌면 이 프로젝트는 어떤 '모델'을 만드는 작업일지도 모릅니다.
옛날에 제가 쓴 글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유락yoorak 처음 만들 때 그랬던 것처럼 무용無用한 것들이 세상을 바꾼다고, 적어도 키key는 될 수 있다고, 여전히 믿습니다. 제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그림들은 차차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아무튼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아티스트 수제 키링, 이제 13개 남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원문: https://www.instagram.com/p/DGVRbTXzDji/
<프로젝트 피스 시리즈>
『프로젝트 PIECE』를 시작합니다
무용성의 유용함
키링 사세요
인간의 욕망은 결코 충족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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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PIECE 수익금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