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은 딴 데 가서 뭐라고 소개하세요?"
어제 밤 바에 앉은 손님이 물었습니다. 제 정체(?)가 궁금한 눈치였습니다. 아마 신기했을 겁니다. 표면적으론 카페 사장(혹은 로스터)지만, 어떨 땐 개발자 같기도, 또 어떨 땐 글쓰는 사람 같기도, 어떨 땐 커뮤니티 빌더 같기도 했을 겁니다.
이런 질문을 가끔 받습니다. 대답은 늘 같습니다. "저는 제가 기획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기획자입니다. 어려서부터 '기획'이란 단어에 남모를 애착을 보였습니다. 소위 말하는 "특수통" 쪽보다 이상하게 "기획통"이란 단어가 좋았고, 늘 '꼭 그렇게 되야지!' 다짐했습니다.
소소하지만 성과도 있었습니다. 특정 분야 예산을 500억원 이상 늘리거나 수십년 동안 꿈쩍도 않던 법과 제도를 올바른 방향으로 바꾼 적이 있습니다. 국가보안법 같은 구시대의 악법이 현실 세계에서 더 이상 작동하지 않도록 만든 적도, 억울하게 검찰에 붙잡혀간 사람을 풀려나게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 공로(?)를 인정받아 현직 언론사 기자들을 상대로 '기획기사 쓰는 법' 같은 강의도 꽤 오래 했습니다. 소싯적 얘기 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냐 싶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다른 분야보다는 기획 쪽에 좀더 소질이 있다고 스스로 평가합니다. 지금 만들고 있는 유락과 모각, 프로젝트 비주류, 시 삽니다 같은 프로젝트들도 모두 나름의 경험과 규칙, 방법론에 의거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즉, 각각이 저에게는 '기획'의 다른 이름인 셈입니다.
『모각작: 기획자의 밤』 을 엽니다. 모각작 스핀오프spin-off 입니다. 분야는 무관합니다. 주제도 따로 없습니다. 기획을 한번이라도 해봤다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습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어쩌면 세상 모든 것이 기획일 수 있습니다. 기획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스스로 기획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게 기획입니다.
밤새 각자 작업을 하는 『모각작』 은 이번이 7번째입니다. 한 번쯤 '주제가 뾰족한 모각작'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기획과 관련한 아티클들을 읽고, 각자의 경험을 주고받고, 자기만의 기획법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모집이 될 진 모르겠습니다. 늘 그렇듯, 일단 가봅니다. 26일 밤입니다.
장소 : 유락(대구 중구 동인동3가 271-120) 주차가능
일시 : 10월 26일 토요일 밤~
참가비 : 28,000원(핫도그 및 스낵, 음료 밤새 제공)
모집인원 : 7명(최소 인원 4명)
신청방법 : DM
- 원문: https://www.instagram.com/p/DBLTNAczpB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