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바이트가 낳은 콜라보
Aug 30, 2025

일단 본론은,

8월 <인바이트> 아티스트 개더링이 열렸고,

어쩌다보니

소파(현대무용)-제시(설치/회화)
후인(회화)-조이(밴드)
모호(영화/밴드)-모리(회화)
샤이(촬영)-지나(클래식)

@mihyji
@_seong_hwan_
@8p_huyn
@lhopelthinklknow
@nowheres
@moon_so_0
@sukminsang
@cantabile.with.u
(@keemcool_ )

이렇게 둘씩 짝지어 콜라보 작품을 만들게 됐다는 것입니다.

서론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프로젝트, 제 안의 우선순위에서 점점 밀려나는 느낌입니다.

인바이트는 기존 멤버에게 초대장을 받아야만 합류할 수 있는 로컬 아티스트 네트워크입니다. 네, 맞습니다. 한때 유행했던 <클럽하우스>의 오프라인 버전, 아티스트 버전, 대구 버전인 셈입니다.

저는 정말 진심으로 참가자가 '기하급수'로 늘어날 줄 알았습니다. 2명이 2명을 초대하고 그 2명이 2명 더 초대하고 그 2명이... 한 달만 지나도 거짓말 조금 보태 100명은 훌쩍 넘기지 않을까, 부풀었고 확신했습니다.

.....네, 100% 착각이었습니다. 5월 첫 모임 때 제가 처음 초대장을 보낸 멤버는 11명. 그로부터 어언 4개월이 지났지만 현재 인원 20명, 9명(이것도 제가 한껏 눈치주고 등떠민 결과입니다) 늘어난 게 전부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티스트들의 성향이 저와는 달랐기 때문일 겁니다. 뭐든 빨리빨리, 결과부터 내려는 저와는 달리 인바이트 멤버들은 대체로 신중하고 사려 깊고 주도면밀합니다. 초대장 하나 보내는 데에도 신중의 신중의 신중을 기합니다. 그게 아마 저 같은 기획자와 구분되는 아티스트, 예술가의 아비투스일 겁니다.

'그래, 이건 이제 내 손을 정말 떠난 거야.. 내려놓자...'

그렇다고 제가 임의로 초대장을 뿌릴 수도 없는 일. 다른 프로젝트들로 바빠진 것도 물론 맞습니다만.. 어쩐지 처음의 강렬한 불꽃이 사그라든 느낌입니다. '볼륨'을 성과지표로 삼았으니, 당연한 얘길 겁니다.

그런데 웬 걸, 내려놓으니 뭔가 달라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사람들 제가 뭘 안 해도, 힘을 안 줘도, 제가 없어도 알아서 척척 이야기를 나눕니다. 처음의 어색함은 사라지고 별다른 멍석 없이도 잘만 교류합니다. 뭔가 더 자연스러워졌달까요.

미리 준비했던 건 아닌데 얘기하고 어쩌다보니 제비뽑기로 이날 참가자들을 둘씩 짝짓게 되었습니다. 10월3일 열리는 제2회 앙데팡당전에 낼 콜라보 작품을 함께 만들어보라는 겁니다. 그게 저 위에 적어놓은 콤비 리스트입니다.

결론입니다.

세상이 꼭 생각대로 흘러가지만은 않습니다. 우연히 나온 아이디어가 이 프로젝트의 새로운 정체성이 될 수도 있겠다 싶어집니다. 볼륨이 아니라 네트워크. 숫자가 아니라 협업, 교류. 사실 이쪽이 이 프로젝트 취지와 더 맞는 방향성일 겁니다.(다만 볼륨에 대한 욕심은 기획자로선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잠깐 사그라들던 불씨가 다시 살아난 기분입니다. 이들이 어떤 작품을 선보일지 궁금합니다.(네, 이것은 '물 엎지르기'이자 '발목잡기'입니다. 이렇게 공언했으니 이제는 정말 실전. 어쩔 수 없이 해내야겠죠?)

콜라보 작품은 10월3일 앙데팡당전에서 공개됩니다. 함께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네요.

  • 원문: https://www.instagram.com/p/DN96_3fE0_D/

YOORAK_GALLERY:DN96_3fE0_D_cover.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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