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각독은 무용합니다
Jul 10, 2025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1977)에서 김현은 말합니다.

"...문학은 배고픈 거지를 구하지 못한다. 그러나 문학은 그 배고픈 거지가 있다는 것을 추문으로 만들고, 그래서 인간을 억누르는 억압의 정체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그것은, 인간의 자기기만을 날카롭게 고발한다."

요컨대 문학은 쓸모없단 것(!)입니다. 그에 따르면 모든 유용한 것들은 단지 유용하다는 이유로 인간을 억압하는데, 문학은 딱히 쓸모가 없는 바람에 인간을 억압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인간이 자신을 둘러싼 구조에 관한 메타인지(?)를 발휘할 수 있는 거리감이 생기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문학의 쓸모란 주장이라고, 저는 이해합니다.(쓸모없는 것의 쓸모인 셈입니다!)

아무튼 모각독 역시 참가자분들을 억압하지 않습니다. 모각독은 무용無用합니다. 한강 책 몇 페이지 읽는다고 우리 인생이 갑자기 달라질 리도, 굉장한 문학적 소양이 쌓일 리도, 진리와 깨달음이 불현듯 찾아올 리도 없습니다. 하지만 무의식에서 우리를 억누르는 억압의 정체, '그래도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작가라는데 언젠가..' 하는 마음의 짐을 깨닫고, 덜어내는 데에 조금은 도움이 될 겁니다.

7월 토요일 아침에는 <디 에센셜:한강>을 읽습니다. 오전 10시. 장소는 유락. 모여서 각자 읽고, 쓰고, 얘기해볼 겁니다. 참가비는 1만원. 커피 한 잔과 원고지를 내어드립니다. ※신청 문의: DM

  • 원문: https://www.instagram.com/p/DL7KSOSzb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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