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청년 작가로부터 시를 한 편 구매하는 유락의 기여 프로젝트 '시詩 삽니다'.
시즌3가 종료되었습니다.
이번 시즌 주제는 '대구'.
치열한 예선(참가자 서로 평가)을 거쳐 10작품이 본선에 올랐고, 2주간의 오프라인 투표를 거쳐 김이현 작가님 @ehyunssi 의 <귀소본능>이 구매작으로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귀소본능>
입버릇처럼 상행선을 탈 거라고 말했었지
여기는 분지여서 나는 푹 꺼져 있는 거야
모두가 솟아있을 때도
그리고 여긴
눈이 내리지 않는 곳이거든
그래서 꿈을 꿀 수 없는 거야 나만 얼어버린 거야
곧 다시 38도씨의 온도로 잡념을 끓여낼 테지
고열로 끙끙 앓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밤차를 타고 결국 여기로 돌아오는 거야?
'대구'라는 도시를 단순히 지리적 공간이 아닌, 벗어나려 할수록 깊게 고이는 화자의 내면이 투영된 '심리적 분지'로 재해석한 점이 돋보입니다.
솟아오른 세상에서 홀로 푹 꺼진 채, 38도씨의 고열로 잡념을 끓여내는 화자의 모습은 대구에 발붙인 수많은 청년들의 자화상처럼 보이기도 하네요.(그래서인지 응원 댓글이 가장 많이 달린 작품이기도 하죠)
아래는 작가님과의 1문 1답.
-평소에 시를 많이 쓰시나?
"중고등학교 때 많이 썼고, 따로 배운 적은 없다. 평소 메모장에 일기처럼 끄적이는 걸 좋아한다. 우연히 공고를 보고 한 번 써보면 재밌을 것 같아 응모했다."
-본인 작품이 선정될 거라고 예상했는가?
"전혀. 쑥스러워서 주변에 알리지도 않았고, 오프라인 투표도 참여 못했다. 작품도 필명으로 냈다."
-대구에 대한 애증이 드러난다. 본인에게 대구란?
"어렸을 때 대구를 늘 떠나고 싶었다. 답답했달까? 그런데 대학을 대구에서 다니게 되었고, '직장은 꼭 타지에서 다녀야지' 했는데 어쩌다보니 결국 벗어나지 못했다. 그렇게 살다보니 어느새 이 도시에 묘한 안정감이 생겨버렸다. 애증의 도시인 셈이다. 아마 나와 비슷하게 느끼는 분들이 많았을 거다."
-좋아하는 시인이나 작품이 있는가?
"기형도 시인의 '입 속의 검은 잎' 같은 작품을 좋아한다. 요즘은 최승자 시인을 읽고 있다."
-예선에서 참가자들끼리 서로 평가를 했다. 눈에 띄는 작품이 있었나?
"'돌아오는 꿈'이란 작품이 좋았다. 내가 쓴 시랑 정서가 비슷하다고 느꼈다. 몇 번 반복해서 읽을 정도로 인상적이었고, 다들 너무 잘 쓰셔서 기가 죽는 느낌이었다."
-다음 시즌 신청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되고 아니고를 떠나 시를 써보는 것부터 투표에 이르는 과정 전부가 모두 좋았다. 나도 주제를 보고 떠오르는 내 얘기를 말하듯 썼는데 좋은 결과를 얻었다. 꼭 참여해보시길 바란다."
김이현 작가님께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이번 시즌 참여해주신 모든 청년 작가분들, 오프라인 투표자분들께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또 새로운 시즌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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