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여기서 인생시 찾은 거 같아요."
Jun 07, 2025
"저, 여기서 인생시 찾은 거 같아요."
손가락이 김수영이 쓴 <긍지의 날>(1955)을 가리켰습니다. 자신의 어젯밤이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녀는 문득 기분이 가라앉은 탓에 목적지 없이 집을 나와 강가를 걸었고, 흘러가는 물에 뭔가를 던지고 왔다고 했습니다.
"별 이유는 없어요. 그냥 좋았어요."
다른 참가자가 원고지에 필사한 대목을 소개했습니다. '오늘의 우울을 위하여 / 오늘의 경박을 위하여' <바뀌어진 지평선>(1956) 맨 마지막 구절이었습니다. 그녀는 '이 편집에는 뭔가 의도가 있을 거다' 믿음 아래 또박또박 순서대로 시를 읽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기자 출신이다보니 어쩔 수 없네요.."
저는 <"김일성만세">(1960)를 꼽았습니다. 조지훈과 장면을 디스(?)하는 시詩입니다. '"김일성만세" / 한국의 언론 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못박고 시작하는데, 눈길이 아니 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뒷주머니에 시 몇 개 슬쩍할 수 있었다는 것, 이 시인 얼굴이 어쩐지 구면처럼 보이게 됐다는 것, 이 정도만 해도 꽤나 가치 있는 아침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6월에는 내내 김수영을 읽습니다.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 원문: https://www.instagram.com/p/DKlgoX5TM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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