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결과만 따지는 세상은 분명 건조하고 황폐하겠지만 의도만 따지는 세상도 썩 평화롭진 않을 겁니다.
"...그래, 인정할게. 맞아. 결과는 나빴어. 하지만 내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구! 운이 좀 나빴을 뿐이야.."
....네, 꽤나 답답할 겁니다.
모각넷 첫 다큐 <고양이는 건드리지 마라>(2019)는 온라인에 고양이 학대 영상을 유포한 익명의 유저를 추적하는 네티즌 수사대, 거기서부터 시작해 최종 살인에 이르는 살인범 스토리를 차근차근 뒤쫓는 범죄 다큐입니다.
언뜻 네티즌 활약이 굉장합니다. 2010년 고양이 살해 영상을 보고 격분한 네티즌들은 범인을 잡기 위해 페이스북 채널을 열고 집요하게 증거 수집에 뛰어듭니다. 놀랍게도 이들은 스치듯 나오는 영상 속 단서들을 모아 마침내 그가 캐나다 남성 접대부이자 배우 지망생인 루카 매그노타임을 밝혀냅니다.
하지만 이런 네티즌 수사대의 '쾌거'를 가볍게 무시한 캐나다 경찰. 은연중 다큐는 무능한 공권력에 분노를 쏟도록 관객 옆구리를 쿡쿡 찌릅니다.
개인적으로 전체적인 영상 만듦새나 전개가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모각넷 참가자 M 의견은 달랐습니다. "네티즌 수사대와 루카 매그노타의 이야기들이 엮이는 지점들이 엉성해보이고 결말이 지나치게 교훈적으로 끝났다"는 것.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며 제작진을 열심히 변호했습니다. 구슬처럼 매끄러운 픽션 세계와 달리, 논픽션이란 늘 울퉁불퉁한 조각들로 우격다짐하듯 퍼즐을 끼워맞추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물론 그걸 최대한 매끄럽게 만드는 게 실력이긴 합니다)
다큐 속 네티즌 수사대의 '대활약'이 못내 찝찝합니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범죄자 매그노타는 그들과 일종의 게임을 벌였습니다. "잡아볼 테면 잡아보라"며 술래잡기하듯 힌트를 남기며 서서히 진짜 살인마로 '성장'하게 됩니다. 게다가 추적 초창기에는 네티즌 수사대가 애꿎은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바람에 당사자가 목숨을 끊는 비극이 벌어지기도 합니다.(원래 우울증이 있었다곤 하지만 이들 탓에 전방위적인 사이버불링에 시달린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의도'야 그렇지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매그노타라는 괴물을 만든 데에 그들, 네티즌 수사대 책임도 상당부분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책임 없는 정의감은 제도권 바깥에서 대체로 무용하거나 또다른 폭력이 되기 마련이니 말입니다. 아무튼, '병먹금'은 잊지말고 고양이는 건드리지 맙시다.
■제목:<고양이는 건드리지 마라>(2019)
■장르:다큐멘터리
■일시:2025년 2월8일 토요일 모각넷
■크리스's SCORE: 3.0/5점
- 원문: https://www.instagram.com/p/DGckBClTD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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