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각글 베타 참가자 모집
Oct 18, 2024

'지오'는 유락yoorak 세계관에서 눈여겨볼 인물 중 한 명입니다.

닉네임도 제가 붙여줬죠. 거듭 고민하던 그에게 "야, 뭘 그렇게까지 고민해. 너 이거 조명 갖고 싶다고 했지? 이거 이름이 티지오니까... 지오하면 되겠다. 지오하자. 좋네." 해서 지오가 됐습니다.

지오는 대구에서 처음으로 친해진 인물입니다. 1년쯤 됐습니다. 이제 아실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저는 대구에 아무런 연고가 없습니다. 이 넓은 도시에 제가 아는 사람도 0명, 저를 아는 사람도 0명이었습니다. 지오는 이 황량하고 쓸쓸한 도시에서 유일하게 '지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 "여, 소주 한 잔 콜?" 건넬 수 있는 인물이었습니다.

지오와의 인연은 꽤 특별합니다. 공동체에 기여를 해야겠다는 큰 뜻을 품고 내려온 바, 나름의 재능기부(?)를 해야겠다, 카페공사 말고 좀더 쓸모있는 일을 해보자 마음 먹고 기자가 되려는 대구의 학생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뭔진 모르겠지만 뭐라도 도울 수 있을 거라고, 나름 자신있는 분야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지오는 익명 오픈채팅방에서 우연히 제가 쓴 글을 보고 연락이 닿으면서 인연이 생겼습니다.

아무튼 그때부터 저는 그에게 글쓰기를 가르쳐 주고 그는 저에게 밤낮 없는 무상의 노동력(?)을 무한히(!!) 제공하게 됩니다. 즉, 저희의 관계는 철저히 비즈니스였습니다. 사실 유락이 무사히 오픈할 수 있었던 건 모두 지오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더 얘기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그것은, 기적이나 다름 없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자기 일처럼 몇 달을 고생한 지오는 가오픈 초창기에 유락을 찾지 않았습니다. "형이 그렇게 고생했는데 왠지 파리만 날릴 거 같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내가 괴로울 거 같다"는 게 이유였습니다.(<유락의 가오픈 첫날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처참한 풍경이 펼쳐졌습니다.>6월22일자 글 참고)

지오가 오늘 오랜만에 유락을 찾았습니다. 손에 무언가 한가득 들고 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꽃다발과 상장입니다. 서울의 한겨레신문사(한겨레교육)에서 주최한 어느 글쓰기 대회에서 작문 최우수상을 받고 시상식에 참석했다가 막 내려오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논술 부문은 우수상을 받았다고도 했습니다. 지오는 지난 7월에는 <한겨레21>이란 유명 매거진에 기명 칼럼을 싣기도 했습니다. 그것 역시 응모와 당선의 과정을 거친 결과물이었습니다.(<G와 유락yoorak은 비즈니스 관계였습니다.>7월10일자 글 참고) 이 친구 글이 제 눈에는 아직 한참 멀어보입니다.....만, 서울의 난다긴다하는 명문대생들을 모두 누르고 따낸 성취라는 점에서 꽤나 기특한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요지는, 제가 그냥 떠들기만 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글쓰기로 꽤 오래 밥벌이를 했습니다. 기자일을 할 때는 기자들을 오랫동안 교육했습니다. 혼자 쓴 건 아니지만 글쓰기 분야에서 꽤 잘나갔던(?) 책을 쓴 적도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이 지금 이렇게, 이토록 긴 글을 보고 계신 것도 글이라는 매개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겁니다.

모각글 베타BETA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참가비는 없습니다. 자기 마실 커피값만 내면 됩니다. 베타 버전의 기본 골격은 "글쓰기 책들 연속으로 뽀개기"입니다. 네, 말 그대로 베타입니다. 모각글을 위한 밑그림입니다. 글쓰기 책을 함께 읽고, 거기서 하란대로 다같이 한번 해보자, 가 핵심 아이디어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진행하며, 오프라인은 월화수금 중 아무 요일이나 저녁 8시 이후 시간을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일단은 수요 파악입니다. 게으른 도자기공처럼 느리게 빚어보려 합니다. DM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원문: https://www.instagram.com/p/DBQ0YiLzc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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