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2024년 계획
Sep 08, 2024

막무가내(?)로 벌려놓은 일이 많습니다.

떡밥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유락yoorak의 남은 2024년 계획은 이렇습니다.

1) 신세계新世界(비주류 에피소드2)

'아아.. 기어코 저질러 버렸다' 라는 표현이 적절할 겁니다. 이것은, 이것은.. 걷잡을 수 없는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 한숨이 밀려올라옵니다. 나중에 자초지종을 들어보시면 '아.. 이 사람들 진짜..' 싶을 겁니다. 일단 계획은 <대구판 앙데팡당전(!)>을 여는 겁니다. 그 마르셸 뒤샹이 <샘>(1917)을 냈다가 거절당했던, 그 <뉴욕 앙데팡당전>의 오마주입니다. 100년 전 그때처럼 "누구나 6달러만 내면"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아카데미즘에 반하는, "비주류"가 주인공이 되는 공간을 만들려는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조만간 공개됩니다.

2) 물물物物

<물물>은 유락 3층에 만들어질 공간의 이름입니다. 이 공간의 근간에는 '세상에 돈으로 되지 않는 것도 있다', '물질, 그 이상의 무엇'이란 메시지가 깔려있습니다. 이곳에서 통용되는 화폐는 '시집'입니다. 단순합니다. 자신이 읽던 시집과 그에 관련한 이야기를 적어오면, 먼저 온 누군가 가져다놓은 시집과 이야기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즉, 물물物物교환의 장입니다. '시詩 파실 분 찾습니다.'(시詩 삽니다, 자초지종은 이렇습니다)에서 구매한 시로 엽서를 만들어 판매해볼 계획입니다. 이번 휴가 때 공간 방향성은 잡혔습니다. 일단은 발등에 떨어진 불(신세계)부터 끄고 진행할 예정입니다.

3) 모각MOGAK

<모각>은 개발자 문화인 모각코(모여서 각자 코딩)에서 출발한 커뮤니티 프로젝트입니다. "모이고 싶지만 각자이고 싶은" 도시인의 양면성, 거기서 비롯된 도시인의 거리감을 지향합니다. 유락을 눈여겨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모각글>은 기획이 거의 완성돼 가는 중입니다. 온-오프라인을 오가는 글쓰기 플랫폼이 될 예정입니다. 조만간 <모각영(화보기)>도 열립니다. 추석연휴 3일간 한(박찬욱)-중(왕가위)-일(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를 "모여서 각자" 보는 것입니다. 생각대로 모집이 될 진 모르겠지만, 늘 그렇듯 일단 지르고볼 생각입니다.

4)TINA(This is not a)

거듭 주장하지만 유락은 카페가 아니라 '업사이클링 브랜드'입니다. <TINA>는 우리 주변 외면되고 방치되거나 과소평가되는 무언가에 가치를 얹어 재생산하는 업사이클링 굿즈 프로젝트입니다. 버려진 옷의 로고를 뜯어 만드는 티셔츠, 공사장에 버려진 폐목재로 만드는 북레스트, 재활용이 불가능한 보냉백으로 만드는 드립백 파우치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물론, 생각대로 잘 될진 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만든 수익으로 지역의 청년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거듭 얘기하지만, 잘 될진 모르겠습니다.

번외)<불나방>

개인적으로 세운 올해 목표 중 하나는 '책쓰기'입니다. 주제가 무엇이든, 내용이 어떻든, 분량 상관 없이 앞으로 매년 1권씩은 써보자...가 목표였으나 가능성이 높아보이진 않습니다. 커피씬에 들어와보니 이거, 정말정말 쉽지 않습니다. (저를 포함해) 이 바닥에 뛰어들려는 사람들을 보면 '참 불나방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요즘들어 흉흉한 소리가 더 많이 들립니다. "이제 개인 카페는 3개월 버티는 싸움이다.", "하루에 카페 1개씩 망한다."... 카페로 성공한 사람들 말고, 카페로 망해본 사람들을 만나볼까 생각 중입니다. 책 이름만 정해놨습니다. '불나방'입니다.

...

일단은 이렇습니다. 네, 압니다. 한심할 겁니다. '하나만 집중해도 모자를 판에..ㅉㅉ' 싶으실 겁니다. 하지만 '불나방'이 된 입장에서 말해보자면, 이것은 물레를 돌리는 일입니다. 공교롭게도 어제자 <롱블랙>에 이런 내용이 실렸습니다.

...『아이디어 물량공세』 저자들이 주장하는 내용은 좀 달라요. ‘실패해도 괜찮아’가 아니라, ‘실패인지 성공인지 신경 쓰지 말고, 일단 바퀴를 돌려라’에 가깝죠. 물레방아 처음 돌리려면, 반드시 약간의 물이 필요한 것처럼요. (중략) 다시 말해 창의성이란 ‘그런대로 괜찮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음에도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생성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일단 돌려봅니다. 계속 돌리다보면 운이 좋아 어딘가 도달해 있을지 모릅니다. 이 물줄기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꽤 재밌는 관전 포인트 아닐까, 우겨보겠.. 아니, 주장해보겠습니다. 늘 그래왔듯 말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원문: https://www.instagram.com/p/C_px3-ITFjv/

YOORAK_GALLERY:C_px3-ITFjv.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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