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어려운 이유가 뭘까요?
간단합니다. 두렵기 때문입니다.
모든 글에는 '자아'가 담깁니다. '내'가 담깁니다.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내가 그렇듯, 다른 사람들 역시 함부로 읽고, 함부로 판단할 겁니다. 간단히 오해할 겁니다. "별 것 없네" 말할 겁니다. "뭐 이딴 걸 글이라고.." 물어뜯을 겁니다. 그것은, 본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상상만 해도 진저리 처집니다. "제발..제발 그걸로 날 판단하지마!!" 외치고 싶어집니다.
그러니 대부분 잠자코 있는 겁니다. 가능성 자체를 안 만들려는 겁니다. 벽에 박힌 못처럼 꼼짝 않고 "가만 있으면 중간은 간다.." 중얼거리는 겁니다. 어쩌면 그게 옳은 판단일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손쉽게 스스로를 지킬 수 있습니다. 나를, 내 자아를, 형편 없고 비루한 민낯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현명합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 두려움 뒤에 무언가 존재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예전에도, 지금도 사람들은 글쓰기를 예찬합니다. 그런 얘기들은 솔깃합니다. 구미를 당깁니다. 열망하게 만듭니다. 이것 역시, 본능과도 같은 일입니다. 그런데도 두렵습니다. 알지만 무섭습니다. 망설여집니다. 도돌이표입니다.
아무튼 이렇게 구구절절 서론이 길어지는 까닭은 <모각글>이란 프로덕트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를 드러내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저는 함부로 판단될 겁니다. 손쉽게 재단될 겁니다. 물어뜯길 겁니다. 상상만 해도 공포스럽습니다. 그럼에도 그동안 써온 글들을 공개하려는 건 이 너머에 무언가 존재할 것이란 확신 때문입니다. <모각글>에 전략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드러냄'일 겁니다. 제가 그동안 남몰래 해왔던, 글쓰기에 관한 비루한 고민들과 써온 글들을 먼저 솔직히 드러내고 손을 내밀어볼 생각입니다.
그럼에도 망설여집니다. 전에도 잠깐 얘기했지만..이거, 하면 할수록 참 난감해집니다. 분명 예전에 꽤 잘 썼던 것 같은데, 그 잘 쓴 글들은 다 어디갔는지 차마 남 보여주기 꺼려지고 얼굴이 화끈해지는 글들만 탁탁 레이더에 걸립니다. 장농 사이 빠뜨린 동전 꺼내듯 손가락 끝에 간신히 닿는 글들만 건져냈습니다. 아마 계속 업데이트 될 겁니다.
<모각글> 주소는 https://yoorak.world/mogak/writing(*현재 도메인 만료) 입니다. 인스타 프로필 링크에도 걸어놓겠습니다.
이런 무모함의 배경에는 이런 생각도 있었습니다. '토스'나 '당근'처럼 잘나가는 스타트업만 한다는 '기술 블로그', 혹은 '디자인 블로그' 비슷한 무엇을 만들어보자! 그래서 그들이 그런 것처럼 온라인 세상에 한번 바이럴 시켜보자!(추후 기술 블로그는 만들어볼 생각도 있습니다) 지금으로선 어림도 없는 일이겠지만 아무튼 이번을 포함해 앞으로 있을 일련의 작업들이 <모각글>에 관한 어떤 판단의 기준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다음 글에서 뵙겠습니다.
- 원문: https://www.instagram.com/p/C_fn6gNPVy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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