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각글(모여서각자글쓰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글'이라는 키워드 때문일 겁니다. 어깨에 자꾸 힘이 들어갑니다. 글이 무거워집니다. 어려워집니다. 자꾸 어딘가에 숨고 싶어집니다.
글쓰기를 좋아했습니다. 운도 좋았습니다. 꽤 오래, 좋아하는 글쓰기로 밥벌이를 했습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배운 것이 글밖에 없는 탓에 지금도 종종 글로 밥벌어 먹고 사는 상상을 합니다. 물론, 어림도 없는 일일 겁니다. 그림자에서 물을 찾듯 상상만 해볼 따름입니다.
아무튼 모각글을 준비하면서 오랜 기간 여기저기 흩뿌려놨던 글들을 한데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쿵저러쿵 말을 얹는 것보다 더 훌륭한 판단 근거가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거, 하면 할수록 참 난감해집니다. 분명 예전에 꽤 잘 썼던 것 같은데, 그 잘 쓴 글들은 다 어디갔는지 차마 남 보여주기 꺼려지고 얼굴이 화끈해지는 글들만 탁탁 레이더에 걸립니다. 이쯤되면 뭐지, 내가 원래 이렇게 못썼나, 싶어지기도 합니다. 그래도 눈 딱 감고 모으고 있습니다.(그렇습니다. 이번에도 '막춤'입니다.)
사실 모각글은 '가르치고 배운다'는 표현보다는 '함께, 다같이 써본다'가 더 어울리는 모임일 겁니다. 그럴 깜냥도 못됩니다. 키워드는 '어깨에 힘 빼고', '나를 위해', '하찮지만 소중한', '나를 돌아보는' 등입니다. 글에는 자아가 담기기 마련입니다. 지금도 이 방법이 정말 맞나, 공개해도 되나, 망설여집니다. 그래서 도로 못 주워담게 일단 엎지르고 보는 겁니다.
다음 글에서는 제가 좋아하고 가슴에 품고 있는 글들, 글에서 추구하는 방향이 어떤 것인지 얘기해보겠습니다. 저는 법정스님의 <잊을 수 없는 사람>(1970)이라는 글을 가장 좋아합니다. 감사합니다.
- 원문: https://www.instagram.com/p/C9uQQtUvr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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