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각하(모여서각자하루키읽기)를 중단합니다. 결론적으로, 기획 단계에서의 안일함을 인정하고 새롭게 재정비해보려 합니다. 신청자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 프로덕트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유저 리텐션(재구매)이 긍정적이었던 피드백과는 달리,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문득 참 오만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해 모각을 기획하면서 넷플연가 전희재 대표가 만든 커뮤니티 비즈니스 스터디에 참가했습니다. 트레바리 윤수영 대표는 직접 본 적은 없지만, 그와 가까운 분들에게 내밀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남모를 내적친밀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유락yoorak은 넷플연가도, 트레바리도 아닙니다. 그들은 이쪽 업계 거인입니다. 두 팀 모두 수십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애시당초 상대도 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들 방식을 흉내내며 프로덕트를 만들려 하니 문제가 생겨버린 것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코어가 없다는 것입니다. 트레바리도, 넷플연가도 모두 첫발을 뗄 때부터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트레바리는 첫 시즌에 클럽4개 80여명, 넷플연가는 27개 모임을 성사시키며 첫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이들의 눈부신 약진에는 물론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대표들(혹은 같이한 동료들)의 네트워크 활용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아무런 연고도 없이 맨입으로 대구에 유료 커뮤니티를 만들겠다는 건, 애초 불가능한 시도였을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모각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도, 프로덕트를 같이 만들 동료들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기존 대구의 유료 커뮤니티 서비스들을 분석하면서 '이 정도 수준이라면..' 평가절하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렇게까지 온갖 기교를 부리며 만드는데, 살짝만 톡 건드려도 이쪽으로 훅 넘어오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어불성설이었습니다.
그래서 코어를 만드는 작업부터 해보려 합니다. 잘 알지도 못하는 하루키(하루키에 대한 개인적인 탐구심과 커뮤니티 비즈니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했으니, 욕심이 컸습니다)는 놓아주고, "큰그림" 같은 건 싹 지우고, 아래에서부터 차근차근 만들어가보려 합니다.
모각글, 모각작 두 가지에만 집중하려 합니다. 아울러 모각앱의 온라인 '디깅' 개발에 집중하려 합니다. 다른 분야보다는 조금 더 자신있는 것들(밤샘은 조금 힘들지만..)입니다. 그러다 '코어'랄 것이 생기게 되면 하나둘 다시 확장해보겠습니다.(아직 구상 중이긴 하지만 훗날 기회가 생긴다면 모각독(서하기)은 '모각하루키+모각미야베 미유키+모각히가시노 게이고' 같이 회차별로 다른 작가를 읽고 인사이트를 나누는 패키지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모각글(베타), 모각작에 대한 안내는 이번주 안에 올릴 예정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원문: https://www.instagram.com/p/C9cLpsuPdg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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