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 그림이 있습니다. 색면화. 쉽게 말해 서너개 색깔로 캔버스를 네모 분할해 채우는 추상화 장르입니다.
가격이 놀랍습니다. 830만 달러(한화 119억원). 미국 추상회화 선구자 마크 로스코(1903-1970) 작품이라 그렇습니다.
이 그림의 소유자는 하버드 법대 출신 변호사이자, 명품 패션 브랜드 구찌 회장까지 지낸 도메니크 드 솔레라는 인물이었습니다. 네, 그 유명한 글로벌 미술경매 기업 '소더비' 회장인 그 사람입니다.
그에게 판사가 묻습니다.
"당신은 소더비 회장이면서 어떻게 그림에 대해 잘 모를 수가 있습니까?"
도메니크가 대답했습니다. "음.. 저는 '가방(구찌) 팔이'일 뿐입니다."
이번주 모각넷에서는 <당신의 눈을 속이다:세기의 미술품 위조 사건>(2020)을 함께 볼 겁니다. 미국 뉴욕에서 165년 역사를 자랑하던 초특급 화랑 '노들러 갤러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미국 역사상 최대 미술품 사기 사건을 다루는 다큐멘터리입니다.
노들러 갤러리는 1995년부터 2008년까지, 무려 13년에 걸쳐 로버트 마더웰, 잭슨 폴록, 마크 로스코 같은 추상 표현주의 대가들의 가짜 그림 8000만달러(1200억원) 어치를 유통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메니크는 피해자 중 한 명으로, "로스코의 아들이 '진품'이라고 말하는 데다,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화랑인 '노들러'의 말을 믿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습니다.
알고보니 이 작품은 맨해튼 길거리에서 그림을 그려주던 중국인 화가 천 페이선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누구도 그의 위작에 의문을 품지 않았습니다. 그 오랜 기간을 말입니다.
이쯤되면 궁금해집니다. 예술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예술품의 가치는, 천문학적인 가격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요? 미술품 경매장에 피카소 작품이 등장하면 사람들은 숨을 죽입니다. 그러다 거액 낙찰이 터지면, 그제서야 환호하고 박수칩니다. 뉴욕 작가 프랜 리보위츠는 "그렇게 좋은 예술품이면 왜 작품이 등장하는 순간에는 아무도 박수를 치지 않느냐?"며 '본말전도'를 꼬집습니다.
이 사건은 언뜻 단순(?) 사기 사건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뜯어보면 인간의 여러 욕망이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물임을, 그래서 우리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공교롭습니다. 이 작품은 딱 모임일인 22일 토요일 자정까지만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되고 다음날 만료됩니다.(아마 이번이 아니라면 평생 볼 일 없을 겁니다) 이번주 모각넷에서는 '예술'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22일입니다.
👀함께 볼 작품 : <당신의 눈을 속이다 세기의 미술품 위조 사건>(2020)
- 로튼토마토 88%
- 키노라이츠 신호등 평점 75%
- IMDB 7점
장소 : 유락(대구 중구 동인동3가 271-120) 주차가능
일시 : 2월 22일 토요일 저녁 7시 ~ 10시30분 전후
참가비 : 25,000원(음료 및 간식 제공)
모집인원 : 최대 8명(최소 인원 4명)
신청방법 : DM
(*모든 참가자들은 넷플릭스를 구독한 상태로, 영상을 볼 수 있는 전자기기를 모임장소로 가지고 와야 합니다.)
- 원문: https://www.instagram.com/p/DGKmrVfTel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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