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번주부터 수요일, 목요일 일주일에 2번 문을 닫습니다.
3층 인테리어 공사도 물론 해야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체력 이슈로) 미뤄왔던 각종 프로젝트들이 폭발 직전에 임박, 어떻게든 처리해야된다는 위기감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정기휴무 확대는 '쉼' 보다 '일' 쪽에 방점이 찍혀있습니다. 본격적으로 본업(?)에 착수하겠단 의지의 발로(!)라고 보셔도 될 겁니다.
이번 설 연휴간 에이브러햄 플렉스너가 쓴 <쓸모없는 지식의 쓸모The Usefulness of Useless Knowledge>(1939)란 에세이를 읽었습니다. 플렉스너는 그 유명한 프린스턴 고등연구소를 만든 미국의 교육자이자 초대 소장입니다. 아인슈타인, 괴델, 폰 노이만 등 세계 최정상급 과학자들이 이 연구소 소속이었고,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한 오펜하이머가 이 연구소 3대 소장을 역임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에세이의 핵심은 '지금 우리 삶에 유용한 거의 모든 지식은 사실 아무짝에도 쓸 데 없는, 순수 호기심에서 나온 것'이란 겁니다. 그러니 학자들에게 아무런 목적 없이 쓸모없는 지식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실제로 그가 만든 프린스턴 고등연구소는 당시는 물론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분위기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주중 이틀 정도는 아무짝에도 쓸 데 없어 보이는, 그러나 하고 싶은 것들을 해보려 합니다. 이를테면 대구에서 가장 후미진 구석 동네를 무작정 가본다든지 평소 궁금했던 카페에 찾아가 무작정 사장님 인터뷰를 요청해본다든지 말입니다. 네, 솔직히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이게 정말 맞나..?'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마 가뜩이나 어려운 호주머니 사정, 이 무용한 작업들로 인해 한층 악화될 게 뻔합니다.
그러나 이 쓸모없는 작업들이 이 도시에 대한 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결과적으로 유락yoorak이란 브랜드가 더 단단히 뿌리내리고 더 많은 유용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길이 될 거라고 저는 믿습니다.
아무튼 앞으로 수요일과 목요일은 문을 열지 않습니다. 아무쪼록 방문에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원문: https://www.instagram.com/p/DFnBO5ATaC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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