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 만들어 드립니다
Jan 28, 2025

서울에서 활동하는 브랜드 디자이너 슬기님@silky_koo 과 이야기를 나눈 건 2023년 6월, 그러니까 대구에 내려오기 전이었습니다.

당연하게도 당시 유락yoorak이라는 프로젝트는 아무런 실체가 없었고 아이디어만 둥둥 떠다니던 상태였습니다.

가장 핵심이 되는 아이디어는 '유락有落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의 청년 아티스트를 지원해보자'는 것. 그러면서 어떻게 수익을 내고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느냐가 제가 풀어야 할 숙제였습니다.

첫 접근은 가능성 있는 청년 아티스트들을 금전적으로 후원하고, 대신 그들로부터 유락yoorak 로고를 받아 티셔츠든 굿즈든 뭐든 만들어 팔아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좋은 취지는 맞네요. 그런데...아티스트들이 정말 관심을 가지긴 할까요? 그들이 왜 이 프로젝트에 관심 가져야 할까요?"

그 지점에서 슬기님과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많은 돈을 줄 수 없다면) 아티스트들 입장에선 낯선 이방인이 아무리 좋은 취지라고 떠들어봤자 별 관심이나 흥미를 갖지 않을 거란 것. 충분히 납득이 가는 피드백이었습니다. 그렇게 조금 더 뾰족해진 것이 아티스트 CV(이력 및 포트폴리오 사이트) 페이지와 유락 로고를 상호 교환하는 모델이었습니다. 서로에게 win-win이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지금이 2025년이니 그러고 꽤 긴 시간이 흐른 셈입니다. 그 아이디어가 지금에서야 실현되었습니다.

물론 기간 만료로 도메인 주소도 달라지고(https://아티스트.한국/아티스트명), Three.js나 P5.js 같은 감각적인 개발 언어를 공부해 '3D 인터랙티브가 가미된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만들자'는 초기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아티스트 SNS프로필에 내가 만든 CV 링크가 달리게 해보자'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습니다.

첫 CV의 주인공인 아티스트 후인HUYN @8p_huyn 과는 작품을 쪼개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는 <PIECE 프로젝트>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수익금 전액 아티스트가 원하는 단체(대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 기부하는 프로젝트로, 조만간 관련 글을 올릴 예정입니다.

감회가 새롭습니다. 지금 유락이 보이고 있는 거의 모든 행보는 2년 전, 3년 전 일찌감치 구상된 것들입니다. 아직 운도 떼지 못한 게 많습니다...만 제가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그럭저럭 모두 달성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꾸준히, 계속 가볼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원문: https://www.instagram.com/p/DFWphYBT1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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