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앙데팡당전 모집 결과
Sep 26, 2024

이해합니다. 세상이 각박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반응이 나올 만한 전시, 여기 실제로 존재합니다. 도저히 믿지 못하고 욕부터 나오는 것, 당신 탓이 아닙니다. 이해합니다.

《2024 대구 앙데팡당展 : 개천절에 신세계가 열립니다》 전시작가 모집 결과가 저희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9일 처음 모집글을 올렸으니 오늘로 2주가 조금 지난 셈입니다. 최종적으로 작가 76명의 작품 92점이 출품되었습니다.

가장 많은 작품을 출품해주신 분은 팀 "쌍걸(雙傑)" @ssang.girl 로, 5점입니다.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로컬엔터테이너입니다. 쌍걸은 40년 된 수제 만둣집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습니다. 고급예술 대신 어느 골목길에 자리한 오래된 '간판 없는 집'처럼 화려하진 않아도 팀의 특색을 가지고 묵묵히 그 자리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작품을 올려주신 분은 신연홍 @palerudee 작가님입니다. 스스로를 "점과 선을 통해 세상을 보여주는 외계인"으로 소개합니다. 낙서처럼 그려내는 "두들 아트"로 그린 천진난만한 고양이들을 표현한 작품, (2024)을 출품했습니다.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좋아하는 고양이를 한두 마리씩 그린다"고 합니다. 신 작가님은 제2회 대한민국 학생미술대전 금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습니다.

"쌍걸"의 현수막 작품을 제외하고 가장 크기가 큰 작품은 박정민 @eliobahk 작가님의 <자각몽>(2024)입니다. 아사천 위에 유화로 그린 회화 작품으로 가로폭만 6.5m에 달합니다. 온전히 전시가 가능할지는 자세히 따져봐야겠습니다만...웅장함이 일품입니다. 작품의 스펙터클이 모니터 화면을 뚫고 나옵니다. 작가는 "꿈속의 나의 모습들을 모아서 현실 속의 나를 응원하고자 한다"고 설명합니다.

가장 충격적(?)인 작품은 Huyn @8p_huyn 작가님의 <비켜이씨발새끼야이씨발놈아비키라고이개새끼야>(2024), <씨발새끼가뭐하는새끼야이개새끼가이씨발놈이확뒤지고싶나이개새끼가>(2024)아닐까 싶습니다. Huyn은 스스로를 "인간의 욕망을 주제로 작업합니다. 욕망을 '완벽히' 충족시킬 수 있는 가상의 재료이자, 현실에 존재하는 '타인'을 재해석한 결과물 '도우(Dough)'를 그립니다."고 소개합니다. 실물이 기대됩니다.

가장 긴 작품 노트는 Black_Betty @blackbetty220 작가님이 쓰셨습니다. 무려 200자 원고지 4.17장 분량에 달합니다. Black_Betty 작가님은 LP 디제잉이라는 다소 낯선 장르에 있는 뮤직 아티스트입니다. 이번에 출품한 <뜯어먹는 음악>(2024)은 작가가 만든 플레이리스트들을 관객들이 직접 뜯어갈 수 있도록 한 작품입니다. 어떤 음악들이 실렸을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심금(?)을 울린 문장은 유빈 @Youb_ming_s2 작가님의 <복난>(2024) 작품 설명입니다. "...복난은 글자를 모르는 우리 할머니가 유일하게 쓸 줄 아는 본인의 이름이에요." 유빈 작가님은 할머니의 사랑이 느껴지는 것들을 "복난"이라는 제목으로 장지 위에 새기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할머니로부터 받은, 할머니를 향한, 서로의 사랑이 묻어납니다.

마지막 티켓은 Kiyo @kiyo.miing 작가님이 끊었습니다.(사실 일찌감치 신청하셨는데 실수로..) 현직 타투이스트로 활동 중인 Kiyo 작가님은 대형 고무판을 가져다 참여형 작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Kiyo 작가님은 비주류 프로젝트 아주 초창기 때 "타투야말로 비주류 중의 비주류다. 함께 문화를 만들어보자"고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 전시로나마 함께하게 돼 기쁩니다.

현재까지 가장 '열렬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아티스트는 김희정(Vvaki) @tout_va_bien37 작가님입니다. 무려 34개의 응원댓글이 달렸습니다. <餘裕(여유)>(2024)라는 회화 작품을 출품했습니다. 이번 전시의 성공을 위해 적극 팔을 걷어주시리라 믿습니다!

그밖에도 눈길을 모으는 작품이 수두룩합니다.(이 글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작품들은 추후 전시 리뷰나 기회가 생길 때 차근차근 다뤄보겠습니다) 저 역시 <패드부처>(2024)라는 작품을 냅니다. 배경과 후기는 기회가 있을 때 남겨보겠습니다.

"남의 눈에 피눈물 나오게 하거나 불쌍한 미대생들 피 빨아먹지 않는" 그런 전시가 여기 있습니다. 저 글을 쓰신 분이 이 글을 보실진 모르겠지만.. 정 못 믿으시겠으면 10월3일, 전시장으로 오시기 바랍니다. 신세계가 열릴 겁니다. 감사합니다.

  • 원문: https://www.instagram.com/p/DAYLWIhyj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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